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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사시합격자, 사법연수원 입소 연기

미소친구 2008. 12. 23. 07:49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최영(27·사진)씨가 사법연수원 입소를 연기했다.

최씨는 지난 15~16일 사법연수원 입소 등록 기간에 입소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최씨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는 친구들이 늘 곁에서 도와줬지만 연수원에서까지 그런 도움을 받을 수는 없다"며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뒤 입소하겠다"고 말했다.

친구 도움 없이 혼자서 걷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연수원에서 공부할 준비가 부족해 입소를 연기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법연수원이 시각장애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것이 더 결정적인 이유다.

사법연수원은 지난 11일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최씨의 연수를 지원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TF팀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강의와 평가 방법, 전산·보조학습기구 마련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해 교재나 문제지·법전 등을 컴퓨터 음성 파일로 변환해 들을 수 있는 준비는 갖춰지지 않았다.

최씨도 "나는 교재만 있다고 바로 공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을 컴퓨터에 입력시켜 음성 파일로 전환하거나 점자로 전환해야 공부할 수 있다"며 "1년 동안 그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각장애 3급인 최씨는 흑백·명암을 구별하는 망막 시신경세포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으며, 법전과 교재를 음성 텍스트 파일로 변환해 공부하는 방식으로 제50회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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